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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앉은 다리에 팔꿈치가 슬몃 기대면 

까만 한숨에 먼지가 가득 고이고 

바람 하나가 멈칫멈칫 노을을 주워 담는다. 


무심한 라이터가 조용히 불의 이동을 만들면 

어두운 하늘에 감청색 안개가 피어오르고 

향이 짙어진 손가락이 잠시 머뭇거린다.


연기는 하얀 재를 만들며 폐 속으로 그안으로 

뭉쳐진 공기와 함께 조금은 투명해진 입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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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동성이로부터 연락이 왔다. 사실 아내에게 온 것이지만...

아내와 나는 같은 대학 동아리에서 만났는데 동성이는 같이 활동하던 후배였다. 후배가 대학원에 들어간 다음부터 못봤는데 대략 6~7년 정도 되는 것 같다.

석박사를 같이 이수하는 과정이었는데 중간에 사정이 생겨 취업으로 길을 전향했다고 한다. 이번에는 취업도 했으니 한턱 내겠다고 집까지 찾아왔다.

대중교통으로 오면 꽤 오래 걸릴 것으로 교통관련 어플이 알려줬는데 실제로는 상당히 빨리 왔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집앞까지 찾아오라고 해서 미안했는데 그렇다고 해서 뭔가 더 챙겨주지도 않았다. 원래 지방에 있는 처가에 가려고 다과를 다 해치우고 냉장고를 비웠는데 갑자기 취소하고 집에 쉬기로 했다. 아침에 뜬금없이 찾아오겠다고 해서 아무런 준비도 못했는데 우리 집에 찾아온 손님 중에 제대로 된 대접을 가장 못받은 것 같다.


아무튼 나도 후배도 말이 많은 성격이 아닌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반나절 이상 서로 떠들었던 것 같다. 나는 후배가 나같은 일반 사람들을 위해 순수학문에 매진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나름 괜찮은 기업에 취업하고 미래를 생각하는 현재도 모습이 후배 자신을 위해서는 더 좋은 것 같다. '시네마 천국'에서 토토의 사랑을 방해하고, '서편제'에서 눈을 멀게 만드는 모습이 개인을 위해 더 좋은 모습은 아닌 것 같다.


오랜만에 피상적인 가십만 떠드는 것이 아니라 속에 있는 이야기들을 말해보고 주제도 없는 토론을 하니 좋았다. 그동안 잊고 있었는데 다시 대학 시절로 돌아가 서로 토론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아가는 것이 바빠서 다른 것들을 즐길 여유가 없다고 하는데 정말 여유가 없는 것인지 귀찮은 것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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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발랑발랑한 치마가 사고싶어]
"뭐? 블링블링?" 
[아니 그건 반딱반딱한 거잖아. 팔랑팔랑한 것보다 좀 더 길고 차분한 걸로]
"발랑발랑이 그런 뜻이었나?"

내가 생각지 못한 표현을 자주 시도하는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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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갑자기 알아 볼 수 없는 댓글이 10여개 등록되었다.
모조리 지우고 나니 다음날 다시 10여개가 등록되었다.
 대강 번역기로 번역된듯한 한줄짜리 댓글들이었는데 수상해서 링크를 따라가보니
모두 프랑스 사이트가 나온다.
다시 지우고 댓글을 남길 수 없도록 막아뒀다.
이틀 후 댓글을 남길 수 있도록 풀어두니 다시 같은 형식의 댓글이 10여개 등록되어 있다.

어쩔 수 없이 다시 지우고 로그인 해야 댓글을 남길 수 있도록 막았다.
그러자 트래픽이 올라가면서 방문객 카운트가 증가했다.

이거 프랑스발 스팸 뿌리는 사이트에 이 블로그가 등록된건가? 귀찮아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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