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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정신을 숨쉬기를 애타기 기다리면서
검고 질퍽한 숨을 헐떡인다
펴본 적도 없이 꺾여진 날개
그것을 펴기 위해 고통에 울부짖다가
검게 물든 두 날개 높이 들어
까마득한 절벽아래
그곳을 향해 서서히 퍼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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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느다란 바람에도 남자는 하르르 입술을 떤다. 반 쯤 벌어진 눈을 끔벅이던 남자는 바쁜 걸음을 내쉬는 사람들의 그림자를 헤아린다. 저마다 훌쩍 도망갈 티켓이 하나 쯤 필요하다.

천천히 일어선 남자가 너덜너덜한 걸음으로 역으로 향하자 그림자가 소리 없이 끌려간다.


그를 피해 그림자가 달린다. 바람의 벽을 견디기 힘든 숨결은 눈썹을 휘날린다. 가슴이 터질 듯 입에선 단내가 나고 온 몸이 달아올라 움직일 수 없을 무렵, 매표소를 되돌아 나오는 그림자들의 무리가 보인다.

우리는 방향을 모른다네, 목적지를 모른다네.
하늘을 나는 잠시간의 높이뛰기 이후엔 다시 원점이라네.

남자가 눈을 끔벅인다. 바쁘게 돌진하는 사람들 속에는 비어있는 그림자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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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를 마시다 세상이 훤하니 

인상을 펼 때면 머리가 아파온다 

뜨거움을 참지 못하고 울컥 쏟아낸 

더러운 

세상의 일부는 

창피하게 야위어 새벽을 맞지. 


비틀대는 거리는 아닌 척 

걸음을 움직이고 

흔들리는 시선은 아닌 척 

걸음을 멈추고 


골목 꺽어지는 작은 편의점에 들러 

인스턴트 꿀차에 쉽게 물을 붓는다 

꿀이야 들었거나 말거나 

야, 이거 꿀맛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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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머리의 다락방 구석에서
옛날 옛날에 소꿉놀이 이후 사용하지 않아
먼지가 가득 쌓인 물감을 꺼낸다.
후~욱
먼지가 지구의 공기를 메워나간다, 맑은 물감의 색이 조금씩 탁해진다.

굳어가는 물감을 잔뜩 개어 투명한 얼굴에 칠한다.
붉은 색으로는 번지르르한 웃음을,
왼쪽 눈에는 조그마한 눈물도 그려야지.
가장 중요한 건 쉬지 않고 꼼꼼하게 덧칠하는 거야
지구엔 먼지가 너무 많아서 자꾸만 묻어나거든.

그들의 적당한 웃음에 동참하려면 조금 답답해도 참아야겠지.
모두들 숨을 쉬지 못할 때까지 쉬지도 않고 먼지 앉은 물감을 칠하거든.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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