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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2일 금
마지막 날이다. 아침부터 비가 와서 아무런 일정도 하지 못할 줄 알았는데 체크아웃 할 때에는 비가 전혀 오지 않았다. 한국에서 계속 연락이 와서 그냥 자리 깔고 일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센토사 섬에서 루지로 일정을 시작하려고 했으나 루지 이후 비가 와서 펍에서 맥주나 마시는 것으로 일정이 마무리되었다. 호텔 주변으로 돌아와 간단히 쇼핑을 하고 호텔에 맡겨놓은 짐을 찾았다.

그러고는 공항으로 바로 갔는데 너무 일찍 도착하니 대한항공 부스가 없었다. 이륙하기 3시간 전부터 부스가 준비된다고 한다. 회사에 청구하기 귀찮아질 것 같아 그냥 기다릴까 생각하다가 모바일로 해버렸다. 같이 다니던 팀원들은 다른 비행기로 귀국해서 터미널이 달랐다. 일정 중간중간에 몇분씩 쪼개서 업무를 하니 제정신이 아닌 상태였다. 그냥 집에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하루종일 같이 다니면서 맞춰주는 것도 한두번이지 계속하니 너무 지치고, 더이상의 에너지가 남아있지 않은 기분이었다. 아마 한동안 해외 출장은 가기 싫을 것 같다. 단체라면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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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일 목
이번에야말로 아침에 바다수영을 했다. 아침인데도 햇살이 강해 피부가 따가웠다. 바다수영 후 수영장에 잠시 있다가 들어가려는데 아니타에게 걸려서 다시 바다로 갔다. 잠깐 놀려고 하는데 해파리가 돌아다녀 그냥 나왔다. 다시 아침을 먹고 각자 선택한 마지막 일정을 하러 갔다. 옵션이 3개가 있었는데 하나는 골프, 하나는 쇼핑, 마지막 옵션은 리조트에 잔류.


난 쇼핑을 선택했는데 팀원끼리 같이 다니자고 하는 바람에 잔류로 바꼈다. 그런데 알고보니 쇼핑이 그냥 쇼핑이 아니라 시티투어라고 한다. 악!!!
급하게 바꿀수 있는지 알아봐 달라고 하고 팀원은 버리고 체크아웃 후에 버스를 기다리는데 자리가 가득차서 탈 수 없다고 했다. 기다리던 4명이 모두 허망하게 돌아섰다. 지사장까지 나서서 도와주려 했지만 갑자기 버스를 늘릴수도 없으니 별수없이 돌아섰다. 두명은 체크아웃을 취소해달라고 하고 최소한의 샤워 공간을 마련한 뒤 수영장으로 갔다. 야외에 있어 상당히 피부가 타기 좋은 자리였다. 한참 수영을 하다보니 샤워하다 깜짝 놀랄만큼 타 있었다.
말레이시아에서 싱가폴로 돌아오는 길 역시 처음 싱가폴에 가는 것과 동일한 수준으로 각종 등록이 필요했다. 이날 저녁부터 계속 한국에서 일이 밀려왔는데 처리할 시간이 마땅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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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수
7시가 다 되어서야 해가 뜨는걸 보니 조금 게으른 사람도 일출은 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아침을 시작했다. 아니타가 바다수영을 하러 7시까지 나오라고 했는데 창밖을 보니 이미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며 몸을 풀고 있었다. 나는 팀원들과 7시반에 아침을 먹기로 해서 그냥 산책만 했다가 신발이 젖는 바람에 그냥 바다에 발이라도 담궜다.

10분쯤 놀다가 들어가려는데 누가 불러서 봤더니 회사 사람이었다. 잠시 산책을 같이하고 사진을 찍고 들어가니 바로 식사시간이었다. 미국의 조식과는 사뭇 다른 수준의 아침이었는데 특히 쌀국수가 입에 맞았다.

조식 이후는 계속 QBR이 이어졌다. 세일즈 조직은 싱가폴이 중국,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전체를 관리하는데 인도, 호주, 한국이 대표적이다. 그중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부분인데 왜 독립시켜 주지 않는지 의문이다. 이것도 일정이 길어져서 쉬는 시간도 제대로 주지 않고 바로 저녁으로 이어졌다. 와인을 준비하라고 시켰는데 위스키를 준비했단다. 이지역 위스키라는데 화학약품 냄새가 났다. 자꾸 먹이는데 맥주는 배부르고 위스키는 맛이 없어 힘들었다. 노래방기기를 설치하고 대장이 노래를 시작하길래 바로 도망쳐서 룸에서 팀원끼리 맥주를 마셨다. 룸 서비스로 시키니 편하긴 한데 이게 무슨 낭비인가 하는 생각이 다시 올라왔다.


아참, 리조트의 방은 상당히 좋고 경치도 좋았다. 바다가 보이는 5층이었는데 욕조가 통유리로 되어있어 욕조에 몸을 담그고 바다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좋지 못한 방이었는데 아래층은 매니저가 쓰고, 옆방은 매니저의 매니저가 사용하는 방이었다. 반대편 옆방은 항상 밥 먹은 접시가 방앞에 나와있는 것으로 보아 covid 확진자의 방으로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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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화
아침에 늦게 일어나서 짐을 정리하느라 아침은 포기했다. 방에서 차와 커피를 마시고 체크아웃 후에 버스를 타고 말레이시아로 갔다. Covid로 어디든 국가를 이동하려면 해야하는 것이 많다. 말레이시아로 갈 때는 MySejahtera를 이용하여개인정보를 전달했다. 입국은 심사가 까다로운 것은 아닌데 일하는 사람들이 너무 느긋해서 엄청나게 오래 기다렸다. 목적지는 westin desaru resort인데 버스가 목적지를 지나고도 계속 간다. 에어컨이 강해서 추운데 자꾸만 남쪽으로 내려가는 이유는 단체로 식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중식당이라고 하는데 사람이 많으니 한꺼번에 식사가 가능한 곳을 고르느라 멀리가는 것 같았다. 식당에는 왕가의 사진 같은게 걸려 있었다. 물어보니 말레이사는 이슬람 국가이고 술탄이 왕처럼 존재하는데 실제로 나라를 다스리진 않고 영국 왕처럼 상징적인 것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그런데 엄청나게 부자라고했다.


말레이시아는 빈부격차가 엄청나게 심하고 빈곤층과 부유층이 같이 모여 살고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중식당은 랍스터를 수족관에서 계속 꺼내서 요리하고 있었다. 점심은 랍스터, 다금바리 찜, 칠리크랩 외에도 너무 많이나와서 배가 터지는 줄 알았다. 다시 먼 거리를 가야하니 미리 화장실을 갔는데… 소변만 봐서 상관은 없었지만 화장실에휴지가 없다. 그리고 비데가.. 별도 수도꼭지에 호스가 달려서 이것이 손을 씻는 용도인지 엉덩이를 씻는 용도인지 알 수가 없었다. 변기 옆에 물이 떨어져 있는 모양으로 봐서는 손을 씻는 용도로 보여 일단 충격을 받았다.


일정이 상당히 빠듯했는데 버스가 리조트에 늦게 도착했다. 레크리에이션을 업체를 통해 준비했는데 시간을 바꿀 수 없어 체크인 할 시간도 주지 않고 짐을 앞에 내려놓으라고 하고는 바로 시작했다. 이날의 강행군은 이것으로 끝이겠지? 라는 순진한 생각을 잠시 했었다. 레크리에이션은 팀을 나누고 팀웍이 필요한 여러가지 게임을 주어진 점수를 걸고 경쟁하여 빼앗는 방식이었는데 의외로 재미있었다. 신기하게도 팀마다 잘하고 못하는 게임이 다들 달랐다. 나는 보라팀이었는데 남들보다 인원이 적고 여자가 많아 어느정도 포기하고 있었는데 시작과 동시에 네 게임을 연달아 지고나니 아찔했다. 이후에 팀이 잘하는 게임을 찾아냈는데 바로 물 옮기기 게임이었다. 잘하는것만 하고 있지 못하는게 잘하는 줄 아니까 붙어주려는 팀을 찾기가 어려웠다. 마지막에는 게임에 대해 어떻게 문제를 해결했는지 발표를 했는데 마케팅 사람이 많아서인지 아무거나 가지고 참 말을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10개의 팀이 하위 점수부터 나가서 메달을 받고 단체사진을 찍었다. 우린 잘하면 5등 정도 할 것 같았는데 계속 불려가가지 않아서 이상했는데 알고보니 3등이었다. 유후. 3등부터는메달이 다른데 동메달은 참가상과 색이 같아 좀 아쉬웠다. 팀원들이 하나같이 예상도 못했다는 반응이었다.

이제 레크리에이션도 끝났으니 체크인하고 잠시 쉬는 시간을 주는 게 아니라 짐을 맡겨둔 채로 열대과일을 먹는 시간을 가졌다. 일정에 열대과일이라고 해놓고 알고보니 한종류의 과일만 사놓은 것이었다. 두리안! 듀란이라고 불러서 처음엔 그게 뭔가 했는데 냄새가 정체를 증명해줬다. 난 두리안이 처음이었는데 뭐 맛을 봤으니 되었다 하고 그만 먹으려니 이번 일정의 장이와서는 로컬 아이스크림이라면서 큰걸 굳이 줘서 다시 먹었다. 먹는건 상관없는데 씨가 귀찮고 손에 묻는 게 싫었다. 그런데 싫은 건 그게 아니라는 걸 나중에 알게됐다.
계속해서 가스가 올라왔는데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내가 나를 계속해서 공격하는 기분이었다.


7시반이 되어서야 늦은 체크인을 했으나 짐만 두고 바로 저녁을 먹으러 나오라고 했다. 그자리에서 저녁이후 밤 늦게까지 맥주를 마셨는데 직원이 영업을 종료하고 나가기만을 기다리는데 계속 맥주를 주문하고 소리를 지르며 노는 모습에약간의 컬처쇼크가 왔다. 짐을 풀 생각도 못하고 샤워 후 바로 뻗어서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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