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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 홍보지원국 교육 자료 입수

'외롭고 가난한' 네트즌 대응방안은 '세뇌와 조작'



"(인터넷)게시판은 외롭고 소외된 사람들의 한풀이 공간."

"멍청한 대중은 비판적 사유가 부족. 잘 꾸며서 재미있게 꼬드기면 바로 세뇌가능"

"어차피 몇 푼 주면 말 듣는 애들에게 왜 퍼주고 신경쓰는가."

인터넷'악플'이 아니다. 하지만 악플 수준의 현상 진단과 대책이 오간 이 자리는 이명박 정부가 5월 초 홍보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한 전문가 집담회였다.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크게 하락하던 시점에 마련됐다.

문화부 홍보지원국 소속 공무원 12명이 참가한 이날 정책 커뮤니케이션 교육에는 68쪽짜리 '공공갈등과 정책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자료가 활용됐다. <한겨레 21>이 입수한 해당 문건의 내용은 홍보담당 공무원 교육용이라고 보기에는 위험한 내용으로 가득했다.

우선 이 자료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민심이반 현상을 언론의 선정주의 탓으로 돌린다. 정부 정책이나 의사소통 능력에 대한 언급은 거의 하지 않은 채, 특히 방송이 감성적 선동의 온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대중매체는 기본적으로 감성에 민감하다.신문의 상대적 위축과 방송의 부상 속에서 <미디오 오늘> 출신 방송쟁이가 <조선(일보)> 데스크만큼 괴롭힐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무식한 놈이 편하게 방송하는 법이 대충 한 방향으로 몰아서 우기는 것이다. 신강균, 손석희, 김미화 등 대충 질러대서 뜨고 나면 그만이다."

포털 사이트 등 인터넷 공간을 기본적으로 '저급 선동의 공간'이라고 정의한 뒤 젊은 층은 아무 생각도 없고 비판적 이성의 밑천도 바닥이락 폄하한 대목도 문제다.

"이해찬 세대의 문제는 그야말로 아무 생각도 없고 원칙도 없다는 것이다. 학력이 떨어지니 직업전선에 더욱 급급하고, 하다 안 되면 언제든 허공에 주먹질 할 것이다. 최루탄 3발이면 금방 엉엉 울 애들이지만 막상 헤게모니를 가진 집단이 부리기엔 아주 유리하다."

황당한 대응방안도 나왔다. 핵심 키워드는 '세뇌'와 '조작'이다.

"다양해진 미디어를 꼼꼼하게 접하고 이해해야 한다. (인터넷) 게시판은 가난하고 외로운 사람들의 한풀이 공간이지만 정성스런 답변에 감동하기도 한다.

멍청한 대중은 비판적 사유가 부족하므로 몇 가지 기술을 걸면 의외로 쉽게 꼬드길 수 있다. 붉은 악마처럼 그럴듯한 감성적 레토릭과 애국적 장엄함을 섞으면 더욱 확실하다."

이날 교육은 마지막으로 언론 대책과 관련해 "절대 표 안 나게 유학과 연수, 정보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한 주요 기자와 프로듀서, 작가, 행정직의 관리가 필요하다"며, "소프트 매체에 대한 조용한 (취재) 아이템 제공과 지원도 효과적"이라고 끝맺고 있다.

이에 대해 문화부 관계자는 <한겨레 21>과의 통화에서 "해당 교육은 문화부 공식 행사가 아니라 홍보지원국 소속 12명의 공무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공부모임 같은 것" 이라며 "(문제의) 교육 내용을 문화부가 그대로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단지 여러 의견 가운데 하나로 참고하겠다는 정도"라고 말했다.


출처 : http://h21.hani.co.kr/section-021005000/2008/05/0210050002008052607120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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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조작 가능한 아이템들이 당장이라도 꽤 있다.
우선 촛불집회를 막는 방향을 본다면 지금 시행하고 있는대로 촛불집회를 강제로 해산시키고 몇명 잡아들여서 겁을 준다. 그러면 시위 자체는 더욱 강해지지만 규모는 축소된다. (겁나는 사람은 나서지 않게 된다.)

다음 단계에는 촛불집회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인식하도록 만든다. 이것도 몇가지 방법이 있다. 촛불집회의 시위가 맹목적이고 과격해지고 있다고 언론에서 방송을 시작하는 것이 신호탄이다. 독제정치 때 사용하던 방식대로 핵심 인물에 친북세력이 연관되어 있다는 주장도 펼칠 수 있다. 다만 시위가 한총련등 그동한 시위를 지휘하던 집단들과 다르게 정말 일반 시민들이 중심이라는 것은 주목할만 하다. 과연 사람들이 뉴스에서 떠드는 것과 다르게 정말 일반 사람들이 참여하는 모임이란 걸 제대로 인식할 수 있을까?

그다음 지속되는 시위로 다른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있으며 먹고살기 어려운 시기에 더욱 살기 힘들게 나서서 설친다는 뉴스를 일주일정도 반복하면 불난 자리에 비가 오는 것 같은 효과를 줄 수 있다. 시위에 참가하는 사람은 정말 열성적이겠지만 규모는 더욱 작아질 것이다.
(사실 지금 촛불집회는 축제 같은 분위기를 내서 생각없는 사람들이 그냥 덩달아 나서서 그러한 문화를 즐겨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참가하는 경우도 많다. 월드컵처럼 집단으로 흥분할 거리를 찾고싶은데 마땅히 없어 그리로 뛰어드는 사람도 분명 있다고 본다.)

현재 정부에서 밀고 있는 정책은 FTA를 빨리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건 나도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라 상당히 신선했다. 오바마 후보가 FTA는 한국에 유리한 협상이니 한국은 자동차 시장을 좀 더 개방할 필요가 있다고 한 것을 갑자기 크게 보도하고 있다. 오바마의 이러한 입장은 이전에도 몇번 있었는데 갑자기 대대적으로 방송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언론은 입장은 정치인 한 명의 발언을 미국 전체의 입장으로 만들면서 한미FTA는 한국에 유리한 입장이니 미국이 손쓰기 전에 얼른 채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촛불집회나 FTA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민족주의적인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서는 애국심 키워드를 잘 건드리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 한국에 유리한 협상을 빨리 채결해야 하는데 반대하는 무식하고 과격한 사람들 때문에 못하고 있다고 여론을 몰아갈 것이다.
물론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2주안에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도록 세뇌당할 가능성이 크다.

다음으로 할 일은 시선 돌리기다. 이리저리 치고 받으면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신기할 만큼이나 사람들의 관심은 쉽고 빠르게 식는다. 이러한 한국 사람들의 특성을 고려해볼 때 여론을 유도하는 것만큼이나 (어쩌면 더 )중요한 일이 시선을 돌리는 것이다. 지금이야 많은 사람들이 '절대 잊지않아! 우리의 목숨이 달린 문젠데..'라고 자신있게 말하겠지만 온 나라를 시끄럽게 했던 체세포복제 문제, 삼풍백화점-성수대교 붕괴사고, 대구 지하철 폭발사고, 대구 지하철 화재사고, 큰손 장영자 100억대 사기사건, 신창원 탈옥, 전 대통령들의 구속 등 정말 큼직큼직한 사건들이 쉽게도 잊혀진다. 기억도 못하는건 아니지만 이미 관심은 없다. 지난 일이잖아? 그럴까?

한 쪽에 관심이 쏠리면 다른 것은 생각하지 못하는 것도 그렇다. 월드컵 붉은 악마가 한창 응원할 때 동해에서 북한과 국지전이 발생했고 부상,사망한 군인들이 제대로 대접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얼마나 주의깊게 보았는가? 당시 뉴스에도 신문에도 잠시 나왔던 사건이지만, 아니 사건이 아니라 전쟁이었다. 좁은 지역에서의 전쟁. 하지만 붉은 티셔츠에 그대로 묻혔다.

쉽게 흥분하지 말자. 하지만 오래 생각해보고 행동한 것이라면 끝까지 밀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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