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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행복할 것

 

무조건 행복할 것

그레첸 루빈 지음

출판사: 21세기북스

ISBN: 978-89-509-2879

 

이 책은 애초에 저자가 무슨 책을 써볼까? 하고 주제를 선정한 다음 블로그에 기록을 계속 이어가면서 자료를 만들어 나갔다. 블로그에 댓글을 달아주는 사람들도 책의 소재로 사용되었다. 이런 식으로도 책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이러한 자기계발서같은 책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한 책들은 필연적으로 독자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면서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주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주제에 대해 자신이 일년간 시도했던 것들에 대한 기록으로 일기에 가까워 거부감을 덜 수 있었다. 1월부터 12월까지 1개월 단위로 구분하고 있는데, 소설처럼 한번에 읽지 말고 두달 치를 한꺼번에 읽고 그것을 한달간 시도해보기로 했다. 그러면 6월이면 완독이 되고 남은 기간은 그것을 다시 두개씩 합쳐서 줄여나갈 생각이었다. 1월에는 책에 있는 1,2를 하나로 합쳐 도전하는 것의 갯수를 줄여 해보고 2월에는 3,4를 하는 식이다. 7월에는 다시 1,2,3,4를 합쳐서 줄여보고 최종적으로 하나의 나만의 리스트가 완성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작가는 책에서 '행복'의 정확한 정의를 내릴 수는 없으나, 행복의 반대 개념이 불행이 아닌 '우울'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작가는 행복해지는 법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이야기들이 나왔고 중요한 것은 방법이 아니라 실천하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에는 격하게 동의한다. 다만 그 실천이 지속되기 어려울 뿐이다.

 

- 사소한 불만과 스쳐지나갈 위기에 압도당해서, 어쩌지 못하는 이로가 싸우느라 지쳐서, 지금 내가 가진 것이 얼마나 훌륭하고 대단한지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

- 어떻게하면 평범한 일상에 감사하도록 나 자신을 훈련할 수 있을까?

- 현재 행복하지 않은데 행복해지려면 일부러 시간을 내야 한다.

 

작가는 두가지를 이유로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한다.

  1. 마땅히 행복해야 할 만큼 행복하지 않다.

  2. 스스로 바꾸려고 시도하지 않는 한 내 삶은 바뀌지 않는다.

 

12가지 계명을 가지고 시작했다. 나는 이 중에서 몇가지를 추려냈다.

1. 나다워지기

2. 연연하지 않기 (모든 일을 다 잘할 필요는 없다)

3. 느낀대로 행동하기

4. 미루지말고 실행에 옮기기

5. 공평해지기

6. 과정을 즐기기

7. 소비하기

8. 문제가 무엇인지 확실히 파악하기

9. 가벼워지기

10. 해야할 일을 피하지 않기

11. 계산하지 않기

12. 열심히 사랑하기

 

- 불행한 사람만이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다. 행복한 사람도 충분히 만족할 만큼 행복해지기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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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물

 

[마음을 여는 신뢰의 물] 마중물

박현찬 지음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ISBN 978-89-6086-285-2

 

[배려], [경청]을 잇는 3부작 완결판! 이라고 홍보를 하고 있으나 사실상 크게 관련이 없는 책이다. 소설의 형식을 빌리면서 물과 신뢰라는 주제를 쉽게 풀어썼다. 너무 쉽게 풀어써서 한번에 휘리릭 읽을 수 있으며, 읽은 후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 내용은 없었다. 아래와 같이 4개의 주제로 이루어져 있다.

1. 물의 기억

2. 물의 딜레마

3. 신뢰의 물

4. 모두를 살리는 물

 

책은 정수필터 회사의 사장이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지면서 그의 아들인 주인공이 아버지의 노트북에서 회사를 살릴 필터의 비밀을 찾아내야 한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심리묘사나 사건 구성의 미칠함은 많이 떨어지지만 기술에 집착하는 창업자와 영업만 강조하는 영업이사간의 갈등은 실제로 많이 봐오던 신생기업의 모습을 담고 있다.

기술력만큼은 시장을 선도하던 강소기업이 대형 자본을 앞세운 경쟁사와의 전투에서 밀려가는 상황에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던 창업주가 갑자기 쓰러졌다.

개설될 수있는 미래를 상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무엇이 내게 더 이로운가?'라는 암묵적인 질문이 회사 곳곳에 퍼져 있었다. 회사의 구성원들은 점점 파편화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 약속이 깨질 때 공동어장은 고갈 된다.

- 선장은 배 안에서만 헤엄치는 물고기다.

* 정보를 가진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해 이익을 차지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그래서 정보는 숙명적으로 공유보다는 독점을 공개보다는 비빌을 지니려 한다.

 

책에서는 신뢰의 결과로 손해를 보더라도 계속해서 먼저 신뢰를 보여야 한다고 하고있다. 과연 말처럼 행동이 쉬운 일일지 모르겠다. 사실 그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동기 부여라도 하려고 책을 보는 것인데 원론적인 이야기만 해서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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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을 용기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

기시미 이치로/고가 후미타케 지음 (전경아 옮김)

출판사 : 인플루엔셜

 ISBN: 978-89-969913-4-2

 

이 책은 아들러(Alfred Adler)의 심리학을 기초로 하고 있다고 명시한다. 책에 따르면 아들러는 프로이트, 융과 함께 심리학의 3대 거장이라고 한다. 그에 비해 프로이트와 융은 너무 유명한데 아들러는 들어보지 못했다.

총 5개의 주제를 가지고 있는데 다섯번의 만남을 가지고 토론을 하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

 

1. 트라우마를 부정하라.

2.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

3. 타인의 과제를 버려라.

4. 세계의 중심은 어디에 있는가.

5. '지금, 여기'를 진지하게 살아간다.

 

1. 트라우마를 부정하라.

* 아들러의 주장에 따르면 현재의 상태는 과거 원인의 결가가 아니라 현재에 원하는 목적이 바로 현재 상태이고 그것을 위해 과거가 소환된다고 한다. 이러한 '목절론'은 과거로인해 현재가 결정된다는 '원인론'과 대비되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집 밖에 나가지 못하는 사람이 과거 사람들의 학대로 공포와 불안이 조성되어 나가지 못한다고 하는 것은 '원인론'이다. '목적론'은 나가지 않는 것이 목적이고 이를 위해 불안과 공포를 느낀다는 것이다. 나가지 않는 것이 어떠한 요인에 의해 자신에게 더 유리다고 생각(여기서는 핑계가 가능하다는 의미)하기 때문에 불안과 공포를 소환하여 그것 때문에 나가지 못하고 자신이 나갈 수 있게 되면 더 나은 삶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사실 학자가 아닌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분류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현재의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할 뿐이다. 밖에 나가지 못하는 사람이 무엇때문에 나가지 못하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을 뿐이다.

 

*나의 불행은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필요한 것은 '무엇이 주어져 있는가'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다. 주어진 것을 교체/교환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대로 인정하면서 고쳐나가야 한다.

 

2.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

* 글의 초반에는 '내'가 변하지 못하는 것은 핑곗거리를 찾으려 하고, 앞으로 나아질 가능성만 가진 채 실패가 두려워 변화를 시도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다소 억지스러운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 인생은 타인과의 경쟁이 아니다. 경쟁을 하면 라이벌이 적이 되어버린다.

행동목표 : - 자립할 것.

                 - 사회와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것.

 

3. 타인의 과제를 버려라.

* 타인의 기대를 만족시키기위해 살지 말라.

* 타인의 과제에 침범하지 않는다.

*자신이 믿는 최선의 길을 선택하라.

 - 직장에서도 타인의 입장은 신경쓰지 말라고 한다. 심리학 책이 거슬릴 수 있는 점이 여기에 있다. 심리에만 집중하고 다른 조건들은 유지가 된다고 상정한다. 마라톤이 힘들면 걸음을 멈추고 꽃을 보라고 하면 함이야 들지 않겠지만 마라톤 기록은 엉망이 된다는 것은 각오해야 한다. 보통의 심리학 책은 스르레스를 줄이는 것만을 신경쓰고 있다. 

 

*아들러의 심리학에서는 사람들이 가지는 심리적 문제들의 원인이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고 보고있다. 그에대한 해답으로 타인과 자신의 구분을 정확히 하고 자신의 과제가 아닌 것에는 관여하지 않는 거승로 관계를 느슨하게 만들어 스트레스를 줄이라고 한다.

*상벌에 집착하지 말고 행위 자체를 생각하라.

*자유란 타인에게 미움을 받는 것.

 - 타인의 평가를 마음에 두지 않고, 남이 나를 싫어해도 두려워하지 않고, 인정 받지 못한다는 대가를 치뤄야 자신의 뜻대로 산다. (팀원들이 있는대도 내가 다 확인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

 

4. 세계의 중심은 어디에 있는가.

* '나'는 세계의 중심이 아니다. 스스로 인간관계의 과제에 다가가야만 한다.

'내가 이 사람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 한다.

*인간관계의 목표는 '공동체 감각'을 향한 것.

  - 타인을 친구로 여기고, 거기서 '내가 있을 곳은 여기'라고 느낄 수 있는 것

  - 이 부분은 앞서 말한 분리의 자유와 대치되는 것으로 보이는데 우선은 간섭과 인정욕구로부터 벗어나고 이후에 느슨한 인간관계에서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는 것을 찾으라는 것으로 보인다.

 

*'과제의 분리'를 하지 못하고 인정욕구에 사로잡힌 사람은 자기중심적인 사람이다.

 - 사람들이 자신을 얼마나 주목하는거, 어떻게 평가하는가. 즉, 자신의 욕구를 얼마나 만족시켜 주는가에 관심이 있는 사람.

 

* 자기에 대한 집착을 타인에 대한 관심으로 바꿔야 한다.

 - 평가를 하거나 받으려는 것은 인간관계를 '수직 관계'로 바라보는 것.

 - 같지는 않지만 대등한 '수평 관계'가 필요

 

* 수평관계에서 타인을 변화시키는 것은 '개입'이나 '조종'이 아니다. 야단치거나 칭찬하는 것은 평가와 강제성이 내포되어 있다. 수평관계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지원' (= 용기 부여)

 -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인을 평가하지 않는 것

 - 솔직한 심정 전달 - 고맙다. 기쁘다. 도움이 됐다.

 

* 책을 읽고나서 감명을 받았다거나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책에 나와있는 것들 중 한 두 가지라도 내 생활에 적용하여 검증하면서 변화가 있는 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다.

무엇이 되었건 변화를 위해 시도해보는 것이 가만히 있는 것보단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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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의 마지막 날은 친척들이 다시 모여 화장을 하러 갔다. 화장 시간이 마지막 시간이라 출발을 늦게 했다. 운구를 할 때 리무진, 혹은 버스를 대절할 수 있다. 버스는 큰 것이나 작은 것이나 가격이 비슷했다. 마지막으로 병원비와 장례식 비용을 처리해야 했다. 부의금 받은 것을 은행 ATM을 통해 통장에 다 넣어두어 체크카드로 다 처리를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병원비와 장례식 비용은 예상보다 훨씬 적게 나왔다. 가격이 많이 나오는 것은 음식가격 뿐이었다. 음식 중에서는 음료 가격이 많이 나왔다. 마지막에 매점에 음식 가격을 결제하러 갔는데 체크카드가 일일 사용제한이 걸렸다고 나왔다. 그냥 통장에 있는 돈을 사용하는 것이라 크게 신경쓰지 않았는데 결제 한도가 있는 것을 잊고 있었다. 사실 평소에는 체크카드를 한도까지 사용할 일이 없다. 그렇다고 신용카드로 하자니 나중에 계산이 복잡해질 것 같아 그냥 계좌이체를 했다.

 

화장터로 이동하기 전에 대기하면서 먹을 음식을 준비했다. 보통 하관(매장)을 한다면 제를 지낼 음식과 떡을 준비한다고 하는데 간단히 김밥을 준비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김밥을 준비한 것이 여러가지로 좋은 선택이었다. 운구를 할 때에도 어머니가 초빙한 스님이 이리저리 나서는 바람에 유교식과 불교식이 혼재되어 번잡스러웠다.

 

화장터는 대구 명복공원을 이용했는데 시설이 상당히 깨끗하고 관리가 잘 되어있었다. 비용은 예상한 것보다 훨씬 저렴했다.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다른 장례비용에 비해 신경도 쓰이지 않을 비용으로 접수를 했다. 이미 예약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고 대기하면 되는줄 알았는데 화장을 할 때에도 미리 선택해야 하는 것들이 있었다. 접수할 때 갑자기 선택해야 했기에 가족과 상의할 시간이 없었다. 대략 화장후 처리를 습식으로 할 것인가 건식으로 할 것인가, 보철물 같은 것은 다시 가지고 갈 것인가 폐기 처리를 할 것인가 등을 선택하게 했다. 일반적으로 보철과 같은 것은 다 버리고 건식으로 뼈만 가루로 받는 것을 선택한다. 보관함도 명복공원에서 구매하는 것이 상품도 좋고 가격도 저렴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어머니가 별도로 절에서 구매하기를 희망하셔서 그대로 따르기로 했다. 이번 기회에 절에 안치하기로 했는데 두 분이 누울 자리를 미리 마련해 놓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고 하여 그냥 예약하기로 했다. 장례의 절차가 죽은 사람보다는 남은 사람들의 마음을 보살피는 절차라고 생각하여 원하는 것이 있으면 최대한 따라주려고 노력했다.

 

이틀간 밤을 새고 화장까지 마쳤으면 이제 끝인가 생각했는데 이제는 뼛가루를 안치하기 위해 이동을 해야 했다. 이동하는 버스에서 아버지의 뼈를 담은 나무 상자가 서서히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어제 차가웠던 시신이 이제는 뜨거운 가루가 되어 안겨있으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자꾸 흘렀다. 대구에 불교대학이라고 이름을 짓고 도시에 크게 건물을 지은 곳이 있는데 그곳에 안치하기로 했다. 두 명 분의 자리를 예약해서인지 금액이 장례의 전체 비용을 상회했다. 심지어 계좌이체를 하고 현금영수증도 주지 않는다. 결혼식은 미리 계획을 하고 준비를 해서 진행하기에 이런 저런 고민과 판단과 협의가 가능하지만 장례식은 갑자기 진행하는 거라 맞지 않는다고해서 설득하고 처음부터 다시 진행하기가 어렵다. 특히나 부모님을 설득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어렵다.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선산이 없는 우리 형편에 나중에 한번 더 있을 장례에 고민하고 선택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줄인다고 생각하고 그냥 진행했다.

 

이제는 정말 지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는데 이번에는 절을 옮겨 아버지의 혼백을 모시고 49제를 지낼 절도 이동한다고 했다. 심지어 아버지는 불교를 믿지도 않았는데 남은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그곳에서 입제를 지내고 다시 누나 집으로 갔다. 이후 가족은 다음날 경기도로 올려보내고 일주일가량 어머니 옆에서 지내며 아버지의 짐을 정리하고 방의 배치를 다시 했다. 평일에 할 수 있는 서류 처리를 시작했다. 각종 서류 처리들은 접수는 바로 되지만 처리가 되는데 시간이 걸렸다. 일주일 내에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장례식은 금방이었는데 이후의 처리는 두 달이 넘게 걸렸다. 아버지가 너무 일찍 갑자기 돌아가셨지만 그동안 해드리지 못한 효도를 후회하기보다는 내 인생에 큰 일 하나를 보내고 있는 중이고, 나중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나면 다음 차례는 내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과 멀리 떨어져 살아 자주 찾아뵙지도 못했는데, 그럼에도 후유증이 생각보다 길게 스며들어 있다. 기억이 나는 간격이 서서히 멀어지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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