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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김진명 지음

출판사 : 새움

ISBN : 978-89-93964-25-7

 

다분히 한국에 유리한 내용을 가지고 역사소설을 많이 쓰는 김진명이지만 이번 소설은 작가의 말에서 아예 제대로 된 역사적 기록이 부족하여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고 있다. 오래된 역사들은 중국에 많이 남아 있고, 그들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역사도 아닌 동쪽 주변국의 이야기를 자세하고 정확하게 남길 이유는 없다. 여러모로 기록과 문화 유산은 중요하다.

 

작가는 [고구려]가 우리나라의 젊은, 그리고 어린 사람들에게 [삼국지]를 대신 할 책이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고구려]는 고구려 미천왕부터 소수림왕 까지의 이야기를 하는데 미천왕 고을불은 각종 미디어에서 군침을 흘릴만한 요소를 모조리 가지고 있는 상당히 놀라운 인물이다. 전체 6권 중 1~3권이 을불에 대한 이야기이며 전체의 중심이라고 볼 수 있다. 1~3권의 내용은 역사서는 당연히 아니고 [삼국지]와 같은 영웅과 전쟁에 대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무협지에 가까웠다. 소설이다보니 기록에 없는 것은 당연히 추가하여 쓰는 것인데 삼국지를 대신하기보다는 무협지를 대신하면 좋을 것 같았다. 고국원왕 고사유에 대해서는 계속하여 갈등과 답답함이 쌓이는 기간이라 오히려 아들인 소수림왕 고구부가 어려서부터 천제적인 인물이라는 것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어갔다. 마지막 6권이 정말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였던 것으로 보인다. 

 

백성들이 그자리에 그대로 살고 있는데 국가의 경계가 아무리 바뀌고 바껴도 민족의 정신이 살아있는 한 그 나라는 사라지지 않는다. 중국의 중심을 여러 민족이 차지하였으나 결국엔 모두 '한'족으로 스스로를 부르며 한족의 문화에 흡수된다고 했다. 그리고 고구부는 백제와 통일하고 우리만의 문화를 만들어 한족에서 완전히 벗어난 우리만의 역사를 만들고자 하는 장면을 연출한다.

 

우리의 문화, 역사를 추켜세우면 응원을 해주고 싶은데 이번 소설에서는 억지가 심해 응원을 하기는 어려웠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박창화라는 작가의 [을불대왕전]이란 책이 좀 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쓰여진 소설이라고 한다. 소수림왕의 다음 세대(동생의 아들) 에서 광개토대왕이 출현하니 후대 광개토대왕이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남기고 끝내려면 어쩔 수 없이 소수림왕까지의 이야기가 필요했던 것 같다. 그러나 이번 [고구려]도 을불의 역사만을 다루고 주변의 장수들, 그리고 단지 고구려 내부의 사람들이 아니라 백제, 신라, 가야나 모용부, 전진 등 주변국의 장수들도 출현을 했으면 훨씬 좋았을 것 같다. 대상도 없이 쉐도우 복싱만 하는데 어떻게 영웅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을까? 그리고 삼국지를 읽는다고 해서 사람들이 유비만을 영웅으로 보지 않는다. 그 안에 등장하는 수백의 장수들을 하나하나 보아가며 감정을 대입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그렇게나 사랑을 받는 것이다.

여러가지 아쉬운 점이 많이 있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다. 다만 재미로만 봐야지 의미를 가지만 안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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