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뜬금없이 갑자기 결정한 휴학.. 그리고 아르바이트..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알게된 24살의 k군은 나와 집이 같은 방향이라 항상 같이 집에 간다.
어제 내가 지갑을 잃어버렸을 때 k군은 자신은 첫사랑이 준 지갑 잃어버린 후로 한번도 지갑을 가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만 다음에 지갑을 사주는 사람과 결혼할 거라고 생각했단다.

k군은 집 앞에 있는 슈퍼마켓에 갈 때도 머리를 감고 슬리퍼는 신지 않고 정리해서 나간다고 한다.
그런 그가 허리띠는 다 떨어져서 너덜너덜한 것만 하고 다닌다..
k : 집에 다른 허리띠도 있긴 한데 첫사랑이 저 중3때 선물로 준거라 다른 걸 못하겠어요.
b : 첫사랑이 컷나보네..
k : 미련이 많이 남네요..
왜그랬는지 그렇게 좋아하면서 첫사랑과 왜 헤어졌나고 물어봤다.
k : 죽었어요. 헤어진 게 아니라...
b : ...
k : ....... 초음파 사진 알죠? 그걸 걔 아버지한테 들켰어요.. 중학생 시절부터 사겼는데...

그녀의 아버지는 중소기업 사장이었다고 했다. k군은 어린나이에 집안 형편상 가장노릇을 해야했기 때문에 15살 때부터 일을 해서 중학교도 겨우 졸업한 상태였고, 그녀보다 나이도 적었다.
집안의 반대가 심해 두달정도 못 만나다가 그녀의 생일 날 보자고 연락을 했단다. 새벽에 차로오면 아무리 늦어도 30분 내에 올 수 있는 거린데 아무리 기다려도 그녀가 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자리에 서서 아침이 될 때까지 기다리니 동갑인 그녀의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단다. 일단 병원으로 와서 이야기하자고.

차들이 빨리 달리는 신천대로.. 음주운전으로 중앙선을 넘어서 길의 끝까지 들오는 맞은편 차량을 피하다가 가드레일에 받았다고 했다. 마지막 가는 길 보라고 덮어놓은 시신을 확인시켜 줬다고 했다.

k : 그때 이후로 3년 넘게 여자가 있는 곳은 근처에도 안갔어요. 그담에 다른 사람들을 사귀고 했는데 아직도 미련이 많이 남네요.. 이제 왜 허리띠를 못버리고 지갑을 안사는지 알겠죠?

k군은 그때 전해주지 못한 생일선물도 아직 가지고 있을까?
728x90

'bluelimn's > 우울한망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름다운 약속을 하는 사람  (0) 2008.02.27
말로만..  (0) 2008.02.27
사랑과 연애?  (0) 2008.02.27
살아가는 이유?  (0) 2008.02.27
나에 관한 문답  (0) 2008.02.27
손톱  (0) 2008.02.27
#5 이야기 들어주기  (0) 2008.02.27
#4 잘난 사람들, 잘나고 싶은 사람들  (0) 2008.02.27
#3 나약한 사람들, 나약한 척 하는 사람들  (0) 2008.02.27
#2 본능에 충실한 사람들  (0) 2008.02.27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