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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매일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이야기를 잘 하는 방법과 대화를 잘하는 방법에 대한 책들도 엄청나게 많다.
몇가지 읽어보긴 했는데 대부분 방문판매 잘하는 방법 정도로 보인다.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서 자신의 의견을 상대방에게 강요하는 방법을 잘 적어놓고 있다.
그런 책들.. 모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버린다.

나도 나름대로의 대화법이 있다. 그게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그래도 이야기를 잘 하진 못해도 들어주는 건 잘하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듣는 게 뭐가 어렵냐고 하지만 아무런 반응없이 그저 듣고만 있다면
상대는 벽이랑 이야기하는 것보다 못한 경험을 할지도 모른다.
이제 내가 이야기를 듣는 방법을 정리해봐야 겠다. -사실 이런걸 적는 게 창피하다. 그래도 뭐 나를 다시 생각해보게 될지도..

1. 이야기를 잘 듣기 위해서는 일단 궁금해야 한다. 나의 경우엔 심리상태가 그대로 드러나는 편이라 내가 관심 없는 주제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금방 표시가 난다. 반면에 내가 궁금해하는 것에 대해서 상대가 말하면 다음 이야기를 듣기 위해 집중하고 있으므로 상대는 더 많은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뭐 그렇다는 거다.

2. 눈을 자주 마주친다. 이게 방법인지 그냥 습관인지는 모르겠지만 둘이서 이야기하게 될 경우 상대의 눈을 계속 쳐다보는 습관이 있다. 처음에 상대가 뻘쭘해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냥 습관일 뿐이고 어느정도 적응이 되고나면 눈을 통해 서로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으니 오히려 편하다. 시선을 자꾸 피하면 지금이 지루하다는 뜻이라던가 뭐 여러가지로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경우가 많다.

3. 이야기를 듣되 자신도 이야기를 하라. 이건 좀 중요한 부분인데 한사람만 계속 이야기를 하면 결국 지친다. 그래서 이야기 중간중간에 끼어들어야 하는데 같은 주제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다. 상대가 경험을 이야기하면 비슷한 경험을 간단히 이야기한다던가, 상대가 이야기하는 것과 자신의 생각에 비슷한 부분이 있으면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하는데 내 생각은 이러저러하다는 정도로 이야기하면 좋다. 이야기가 지루해진다 싶으면 새로운 주제로 이야기하는 것도 좋은데 난 아직 새로운 이야기를 가져오는 건 잘 못한다.

4. 질문을 많이 한다. 이건 좀 간단하다. 이야기를 듣다보면 궁금한게 생긴다. (아마 내가 호기심이 많아서 그런가 보다.) 그러면 화자의 호흡이 잠시 휴식을 취하는 시간을 기다렸다가 질문을 한다. 난 궁금한게 생기면 바로 알아야 직성이 풀리기 때문에 좀 집요할게 물어볼 때도 있다. 호기심과 궁금증 같은 녀석들은 에너지를 만들고, 창의적인 생각을 만드는데에 유용하지만 가끔 나를 위험하게 만들 때도 있다.

5. 상대의 이야기를 기억한다. 흥미위주의 이야기들은 다 잊어도 상관없다. 하지만 상대가 자신에 대해 한 이야기는 가급적 기억해주는 것이 좋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는 잘 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기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조금은 어렵게 이야기를 꺼냈다고 볼 수 있다. 얼떨결에 이것저것을 말했다고 하더라도.. 그런 경우는 더 주의해서 기억해줘야 한다. 다음에 이야기할 때 그런 것들을 기억했다고 말하는 것은 역효과가 나겠지만 화자를 다음에 볼 때 더 잘 맞추어 줄 수 있는 아이템이 된다.

6. 이야기는 모두 잊어라. 5의 내용과 반대되는 이야기지만 이것도 중요하다. 난 기본적으로 기억력이 붕어와 사투를 벌이고 있기에 오래 기억할 수가 없다. 그래서 누군가가 다른 사람들에게 하기 힘든 이야기를 해도 다음날부터는 아무렇지도 않게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 봉인된 기억은 다음에 그 사람과 둘이서 이야기할 때 다시 부활한다. 굳이 비밀이 아니더라도 남에게 알려서 좋은 이야기가 아닌 다음에는 그냥 잊어주다가 다음에 둘이서 이야기할 때 다시 기억하는게 좋다. 기억과 망각이 쉽게 된다면 아주 효율적인 사람이 될 것 같군..

뭐.. 이것저것 할 말은 많았는데 막상 쓰려고 하니까 또 잊어버렸다..ㅡㅡ;;
아무튼.. 대화가 잘 이루어지려면 그 대상에게 관심이 있어야 한다. 아무런 관심이 없는 상대와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금방 지루해지고 어서 자리를 피하고 싶어진다. 그런데 사람이란 동물이 이성은 바보같아도 은근히 예민한 구석이 있어서 그런 느낌을 쉽게 포착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되겠지. 내가 어울리는 사람의 폭이 지나치게 좁은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인가 보다. 대화를 잘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내 기준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모두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이고 그렇기 때문에 소중한 사람들에게는 가능한 배려를 해주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배려라는 말은 좀 이상한 듯 하다. 어쨌거나 그 사람이 소중한 사람이란 것은 꼭 알고 있어야 한다. 그게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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