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한국대사관에 임시 수용돼 있던 탈북자 2명이 내부 문건 자료를 훔쳐 달아났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당시 탈북자들은 대사관 영사과의 컴퓨터에서 문건 저장장치인 USB를 훔쳤기 때문에 외교 관련 문건, 여권 정보와 탈북자 관련 자료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탈북자 관리와 내부 보안에 사실상 구멍이 뚫렸는데도, 주중 대사관과 영사과는 이를 숨겨왔다. 5일 주중 대사관과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최모(24)씨 등 탈북자 2명은 지난해 12월 감시가 소홀한 틈을 이용해 영사과 A영사의 컴퓨터에 꽂혀 있던 USB를 훔치고는 영사과 천장을 뚫고 탈출했다. 최씨 등은 며칠 뒤 영사과 측과 접촉해 “돈을 주면 USB 자료를 돌려주겠다”며 거액을 요구했다. 이들은 “돈을 주지 않으면 자료를 북한에 넘기겠다”고 협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영사과 측은 어렵게 최씨 등을 접촉해 USB를 돌려받았으나 추가 조치 없이 석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 등의 탈출 이유, 영사과 측과 돈거래가 있었는지, USB에 어떤 기밀이 들어 있었는지, 복사본이 제3자에게 유출됐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주중 대사관은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책임을 물어 당시 C총영사를 좌천 인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