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에 해당되는 글 11건

  1. 2008.07.16 상어-거리에서 (2)
  2. 2008.03.21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이해인
  3. 2008.02.27 동화(童話)
  4. 2008.02.27 상처
  5. 2008.02.27 비상
  6. 2008.02.26 그림자
  7. 2008.02.26 꿀차
  8. 2008.02.26 광대
  9. 2008.02.26 검은 바다
  10. 2008.02.26 자전거
  11. 2008.02.26 나를 가져주세요
posted by bluelimn 2008.07.16 22:13

상어-거리에서

                        강은교


-상어가 갇혀 있는 걸 보는 건 괴로운 일이야. 당신이 흐린 공기 휘날리는 식탁 위에서 김치조각을 찢고 있을 때

후덥지근한 거리, 배가 고파서 들어선 음식점엔 수족관이 빙 둘러 서 있었지. 무언인가가 빤히 쳐다보고 있는 기척을 느꼈어. 놀라 맞바라보니, 노오란 눈! 수족관 흐린 물에 앉아 수족관 유리벽에 흰 이빨을 대고 나를 바라보는 물고기의 눈, 뿌연 산소 휘날리는 공중에서 우리는 부딪혔어. 내가 밥을 다 먹을 때까지 그 녀석은 꼼짝 않고 나를 보고 있었어. 마치 내 애인처럼, 고요히-슬피. 나는돈을치르고주인에게물어보았지,그녀석이누구냐고. 상어!,……흰이빨이수족관에갇혀씩웃었어.그리고문을나서는나를슬금따라나섰지.지느러미그림자펄럭펄럭,흰이빨그림자펄럭펄럭펄럭.

당신도 한번 가봐. 상어가 노오란 눈으로 흰 이빨을 흐린 물에 적시며
허겁지겁 밥을 먹는 당신을 고요히-슬피 바라보고 있을걸.
흰 이빨이 잠시 유리벽에 부딪히는 걸 당신은 볼걸.
당신이 음식점 문을 나올 때 그 녀석도 슬금 따라나올걸,
그림자 지느러미로 훨훨 날걸.
당신이 붙박이 별처럼 서 있는 이 거리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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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posted by bluelimn 2008.03.21 18:17

나는 문득
외딴 마을의
빈 집이 되고싶다.

누군가 이사오길 기다리며
오랫동안 향기를 묵혀둔
쓸쓸하지만 즐거운 빈 집

깔끔하고 단정해도
까다롭지 않아 넉넉하고
하늘과 별이 잘 보이는
한 채의 빈 집

어느날 문을 열고 들어올 주인이
'음, 마음에 드는데……'
하고 나직이 속삭이며 미소지어 줄
깨끗하고 아름다운 빈 집이 되고 싶다.

TAG
posted by bluelimn 2008.02.27 13:30
노릇하게 튀겨진 만두를 입 속으로 천천히 넣어 보렴
그런 다음 혀의 움직임을 생각하며 턱을 움직여 봐
그러면 느끼게 될 거야.
우리의 작은 일상이 생각이 생명이
잘게 찢어지고 흩어져 목구멍으로 흘러가는 것이
얼마나 쉬운 일인가를
꾸물거리며 발버둥 쳐도 혀의 느슨한 비웃음조차
전혀 이겨내지 못한다는 것을.

아가야, 너는 고통스러운 동물의 비명을 식물의 눈물을 땅의 주검을
씹으면서 달근하고 묘한 쾌감을 느끼기도 하겠지.
그러나 명심하렴.
끝끝내 순응하지 않는 작은 덩어리에 목은 사레가 걸린다는 것을
모두가 침에 범벅이 된 채 흐무러져 소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너는 고통스러운 잔기침 소리를 기억해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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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luelimn 2008.02.27 13:28
너는 특별한 느낌도 없이
실핏줄처럼 작은 힘으로 구석구석을 쥐어싸고 있어
날카로운 별똥별 자락에 손이 베어
한참동안을 지릿한 감각에 물들기 전엔 느낄 수도 없을 만큼
사라지고 나서도 없다는 것을 자꾸만 잊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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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luelimn 2008.02.27 13:27

맑은 정신을 숨쉬기를 애타기 기다리면서
검고 질퍽한 숨을 헐떡인다
펴본 적도 없이 꺾여진 날개
그것을 펴기 위해 고통에 울부짖다가
검게 물든 두 날개 높이 들어
까마득한 절벽아래
그곳을 향해 서서히 퍼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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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luelimn 2008.02.26 22:32
가느다란 바람에도 남자는 하르르 입술을 떤다. 반 쯤 벌어진 눈을 끔벅이던 남자는 바쁜 걸음을 내쉬는 사람들의 그림자를 헤아린다. 저마다 훌쩍 도망갈 티켓이 하나 쯤 필요하다.

천천히 일어선 남자가 너덜너덜한 걸음으로 역으로 향하자 그림자가 소리 없이 끌려간다.


그를 피해 그림자가 달린다. 바람의 벽을 견디기 힘든 숨결은 눈썹을 휘날린다. 가슴이 터질 듯 입에선 단내가 나고 온 몸이 달아올라 움직일 수 없을 무렵, 매표소를 되돌아 나오는 그림자들의 무리가 보인다.

우리는 방향을 모른다네, 목적지를 모른다네.
하늘을 나는 잠시간의 높이뛰기 이후엔 다시 원점이라네.

남자가 눈을 끔벅인다. 바쁘게 돌진하는 사람들 속에는 비어있는 그림자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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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luelimn 2008.02.26 22:31

소주를 마시다 세상이 훤하니 

인상을 펼 때면 머리가 아파온다 

뜨거움을 참지 못하고 울컥 쏟아낸 

더러운 

세상의 일부는 

창피하게 야위어 새벽을 맞지. 


비틀대는 거리는 아닌 척 

걸음을 움직이고 

흔들리는 시선은 아닌 척 

걸음을 멈추고 


골목 꺽어지는 작은 편의점에 들러 

인스턴트 꿀차에 쉽게 물을 붓는다 

꿀이야 들었거나 말거나 

야, 이거 꿀맛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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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luelimn 2008.02.26 22:31
어두운 머리의 다락방 구석에서
옛날 옛날에 소꿉놀이 이후 사용하지 않아
먼지가 가득 쌓인 물감을 꺼낸다.
후~욱
먼지가 지구의 공기를 메워나간다, 맑은 물감의 색이 조금씩 탁해진다.

굳어가는 물감을 잔뜩 개어 투명한 얼굴에 칠한다.
붉은 색으로는 번지르르한 웃음을,
왼쪽 눈에는 조그마한 눈물도 그려야지.
가장 중요한 건 쉬지 않고 꼼꼼하게 덧칠하는 거야
지구엔 먼지가 너무 많아서 자꾸만 묻어나거든.

그들의 적당한 웃음에 동참하려면 조금 답답해도 참아야겠지.
모두들 숨을 쉬지 못할 때까지 쉬지도 않고 먼지 앉은 물감을 칠하거든.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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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luelimn 2008.02.26 22:29
모래가 짜다 못해 쓴 바닷물을 삼킬 때마다
내 몸도 검은 파도를 한 모금씩 삼킵니다.
옛 기억이 남아있는 수평선으로 무거운 한 걸음 옮기면
기억은 수평선 너머 두 걸음 등을 보입니다.
헤아리던 걸음이 기억나지 않을 때
시끄럽던 파도가 가볍게 일렁이고
바다 거품이 조용히 머리 위로 오르면
가슴을 죄어오는 숨 막힘도 엄마의 자궁처럼 편안해지길 바랍니다.
캄캄한 이곳 어딘가에도 아름다운 물고기 하나쯤은 살고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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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luelimn 2008.02.26 22:29
언제부터였을까
헐겁게 조르는 사슬이 도무지 끊어질 줄 모르고 걸려있는 것이.
작은 이슬이 스며들 때마다 녹슨 뼈는 붉게 부풀어 오른다
예전이야 어쨌거나 지금,
‘삐걱 삐거억’
스스로는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는 주제에 잠꼬대 같은 이야기를 속삭인다.
‘뭐라구? 나는 좀 바쁘거든. 네 이야기 따위 들어줄 여유가 없어.’
갑자기 바빠진 걸음을 재촉하자
‘삐걱 삐걱’
다시 들릴 듯 말듯 한 울림을 보낸다
‘하지만 너는 보기 흉한 붉은 상처가 덕지덕지 붙어있는걸’
바닥에 늘어뜨린 힘없는 몸 위로 쇠사슬의 붉은 녹이 조금 더 흘러내렸다.




==========많은 조언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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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luelimn 2008.02.26 22:28

다들 정갈하게 단추를 잠그고 자신감 가득한 왼손을 올리는 것으로 시작하지.
그러곤 조명아래 얼굴이라도 내밀려고 버둥거리다 면접관이 지나가면
‘나를 가져주세요. 나는 나긋나긋해. 속옷으로 입어도 좋아요. 나를 가져주세요. 먼지더미에 던져둬도 불평하나 없을 거예요.’
머리를 조아리며 구걸하던 새내기가 값싸게 팔려가는 거야.

그런 지루한 표정 짓지 마. 당신네들이 잠깐 스쳐보며 팔짱을 끼고 쭈글쭈글한 얼굴을 할 때마다 죄라도 지은 기분이 든단 말야. 이래뵈도 작년엔 메인 윈도우에 전시될 뻔한 몸인데 자존심 상하게 ‘입어보고 마음에 들면’이 말이나 되니?
이봐, 난 대형 백화점에 전시될 거야. 여기 영어로 적힌 상표 보이지? 일류 브렌드란 이런거야. 저기 영어도 안 되는 지방 상표들과는 차원이 달라.

이제야 나를 옮겨주는 거야? 대형 백화점의 화려한 조명아래 놓이면 모두들 나를 부러워할 거야.
아, 너희들도 그렇게 안달할 것 없어. 내 뒤만 잘 따라오면 성공할 테니까.
그런데 마네킹은 어디에 있는 거야? 이렇게 두면 내가 잘 안 보이잖아. 위에 적힌 건 또 뭐야, 재 고 상 품 특 가 판 매?





==========많은 조언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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