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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8

작가 : 정유정


28일간의 생존 일기라고 볼 수 있는 이 책은 눈이 빨갛게 되면서 급작스레 죽는 일명 '빨간눈 괴질'이 화양이란 도시에 퍼지면서 시작된다.

(물론 그 앞에 이미지가 강력한 알레스카 배경의 프롤로그가 있다. )


빠른 전염을 가진 치명적인 전염병은 순식간에 도시를 점령하고, 도시는 고립된다. 버림받는다. 폐쇄된다.


강력한 소재를 들고 나온 책은 그러나 디테일에서 실패한 소설이라고 생각된다.

전염의 강력함이나, 전염을 두려워하는 심리 묘사 혹은 도시가 어떻게 버림받는지, 그리고 그러한 환경에서 살기 위해 어떻게 몸부림치는지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의 중심은 개가 되어버렸다. 개도 동일한 증세를 보이면서 개가 전염의 매개체라는 판단도 없이 개를 학살한다. 그리고 선악의 구분은 개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판가름나는 개같은 책이 되어버렸다.


한마디로 눈먼자들의 도시를 읽은 애견카페 회원이 쓴 글 같다는 느낌이었다.


이 책이 재밌다고 느낀 사람은 '눈먼자들의 도시'를 영화가 아닌 책으로 꼭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



이 책에서 괜찮았던 것은 프롤로그 뿐이었다. 오히려 프롤로그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장시켜 소설을 완성시켜 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대장, 내 아이들을 어쨌어?" 이 대사가 이 책에서 자주 보인다. 주인공의 마음에 새겨져 있는 말이다. 


"대장, 그 좋은 소재들을 어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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