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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루를 갔다가 황도에 있는 공장으로 가는 길이었다. 그곳에서 생산라인 체험을 3시간 하는 것으로 그 날의 공식 일정은 끝나는 것이었다. 그러나 도중에 이벤트가 기습했다.

 고속도로에서 차가 아무리 달려도 시속 30Km의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런데 rpm은 계속 올라간다. 주변에서 아무리 빵빵대고 차에서 고무타는 냄새가 나는데도 운전수는 신경도 쓰지 않고 여유롭다. 5000 rpm까지 올라가니 차에서 연기가 난다. 같이 타고 있던 사람들은 이미 패닉!! 결국 길 가운데서 연기나는 차가 멈췄다.
운전수는 대륙의 대인배 인정.. 연기가 나고 있는데도 본네트한번 열어볼 생각도 않고 시동 몇번 시도하더니 길가로 옮겨야 하니 차를 밀란다. 차를 밀면서 뒷차가 나를 들이받는 상상을 했다. 고속도로 터널 안에서...


40분정도 기다렸을까 드디어 견인차가 왔다. 이제 살았구나 하고 안도를 하고 차에 올랐다. 터널 끝이 거의 눈에 보일 것 같이 가까웠는데 터널 끝이 고속도로가 끝나는 곳이었다. 통행료를 내고 정비소까지 가는건가? 하는 순간 바로 견인차가 길가에 세워버린다. 나중에 알아보니 견인비가 없어 더이상 갈 수 없다는 것이었다.

견인차가 들어올린 차 안에서 한참을(30분정도) 기다린 끝에 작은 차 한대가 왔다. 2M정도 되는 끈으로 차를 묶더니 끌고간다. 그런데 앞차 무게가 더 작아서 휘청휘청 하면서 끌고간다. 중국에서 사고의 위협을 여러가지로 많이 느꼈다. 아.. 한국은 그래도 안전한 편이구나..

 공장에 도차하니 3시간 일정이 1시간으로 줄어들었다. 일정을 끝내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중국에서 처음 먹는 중국식 음식.. 입맛에 맞을까..

 음식의 재료들을 직접 볼 수 있게 해두었다. 가끔 물고기가 뛰어올라서 옆 수족관으로 이동하는 모습도 보였다. 의외로 입맛에는 맞았다.

장난으로 개구리와 매미 튀김을 주문했다고 흘렸더니 신경쓰여서 많이 못 먹었다는 사람도 있었다. 매미 번데기 튀김은 정말이지 너무 리얼해서...

앞에 와인잔 비스무리하게 생긴 저것이 만능 술잔... 저걸로 맥주먹고 곡주먹고 다한다. 서양에선 평등을 중시하며 원탁에 앉았는데 중국은 원탁에서 철저한 자리순서가 있다.
우선 출입문 반대편은 초대한 집단의 장.. 그리고 출입문과 가장 가까운 자리는 초대한 집단의 이인자.. 일인자의 눈치를 보며 지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일인자의 오른쪽은 초대받은 사람의 장.. 새롭게 나오는 음식은 모두 초대받은 사람 앞에서 시작된다. 그 다음부터는 지그재그로 앉는다고 하는데 정확한 순서는 모르겠다.

 저녁식사 후 발 마사지를 받고 다시 술집으로 갔다. 투다리.. 중국에도 투다리가 있다. 한국에선 일본식 꼬치구이, 중국에선 코리안 레스토랑이라는 설명이 붙어있다. 아무튼 별거없는 꼬치들이 똑같이 나온다. 칭다오 맥주는 역시 맛좋음.

얼큰하게 술이 떡이 되어서 자정이 훨씬 넘은 시각에 호텔로 돌아가서 5시30분에 기상.. 둘째날은 여기저기 공장 견학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막간을 이용해서 갔었던 짝퉁시장..
일단 부르는 값의 반이 소비자가라고 한다. 그 반값에서 가격을 더 내리는 것은 흥정하기 나름.. 부르는 값의 반도 흥정하지 못하면 당신은 호구!!
그곳에 가면 외국인들을 위해 숨겨진 방을 보여준다. 앞에서 전시한 것은 저급이고 숨겨진 방에 좀 더 고가의 물건들이 있다. 심지어 흥정도 많이 안해주려고 한다. 그래도 결국 반은 내릴 수 있다.

짝퉁이라는 게 찝찝해서 사고 싶은 마음이 안 들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질이 크게 나쁜 것도 아니고 해서 길거리에 파는 물건 싸게 산다고 생각하고 몇개 사올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략 가격은 가방은 3~5만원대 허리띠는 6천~만5천대.. 시계는 가격 못물어봄..

 그러고나서 저녁에 협력업체 총경리(우리로 따지면 사장쯤 된다)가 저녁 같이 하자고 해서 전날 갔던 곳보다 큰 음식점으로 갔다.. 상호간의 예의를 생각해서 사진은 없음.
그런데 전날 장난으로 말한 매미튀김이 진짜로 나왔다. 고담백 중국음식이라며 권한다. 그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두세개씩 먹음............
맥주로 시작했는데 처음 6잔은 무슨 법칙처럼 계속 원샷했다. 그후 '빼주'달라면서 지역술인 랑야타이를 시켰다. 권하는대로 받아마시는게 재밌어 보였는지 가득 채워놓고 원샷하란다. 물론 자기는 안마셨다. 원샷해대니 서빙하던 직원들도 뜨악한 표정으로 쳐다봄.
원래 중국 술문화가 조금씩 마시고 계속 첨잔해서 잔을 가득 채워놓는 문화라 한다. 그런데 독한 술로 소주처럼 원샷해대니 그자리에서 골로 가버렸다. 살아남은 사람은 그 후 다시 투다리 갔다던데 난 이미 몸과 혼이 분리되어 있었다.

다음 날도 새벽같이 일어나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폭주족 오토바이 같은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 내내 숙취에 시달렸다. 무슨 술은 숙취가 없고 무슨 술은 심하고 말이 많은데 무슨 술이건 섞어먹고 많이 먹으면 다 숙취 있음!! (다만 소주는 숙취가 오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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