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이 책도 마지막 부분에 와서 조금 아쉽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나름대로 재미있게 본 책이다. 그냥 재미있게 본 게 죄스러울 정도로..
하늘엔 고층건물들이 땅 위엔 자동차들이 가득했다. 가로수들은 똑 같은 모습으로 줄지어 서서 매연을 몸에 덧칠하고 있었다. 이 책을 만나게 되었을 때의 풍경이 그러했다. 대학 생활을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 뛰어들긴 했지만 가로수처럼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서서 검은 먼지가 쌓여가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자꾸만 들었다. 출판사에서 최하층의 천민으로 태어나 세계적인 경제학 박사가 된 ‘자다브’의 이야기라고 홍보를 하고 있지만 실제 책의 내용은 그의 아버지인 ‘다무’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또한 법적으로는 차별을 막고 있지만 아직도 수많은 인도인들을 얽매고 있는 카스트에 대한 도전의 이야기이다.
다무는 카스트에 속하지 못하는 계층의 사람으로 태어났다. 카스트 제도라고 하면 브라만부터 수드라까지 4개의 계층을 기본으로 하여 세월이 흐름에 따라 수많은 계층으로 나눠졌다고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다무는 ‘Out of caste’라 하여 카스트의 최하위 계층인 수드라에도 속하지 못하는 버림받은 계층이었다. 달리트라고 불리는 그들은 닿기만 해도 오염이 되는 불결한 존재이므로 다른 계층의 사람들과 닿지 않도록 항상 조심해야 하며 강이 오염되므로 강물에서 물을 마실 수 없다. 힌두교의 영향으로 생겨난 신분들이지만 달리트들은 종교를 가지는 것도 제한되어 있었다. 힌두교의 경전에 달리트가 경전을 보면 눈을 멀게 하고 귀로 들으면 귀에 납을 부어 막고 외우면 배를 가르라는 다소 과격한 내용이 있다고 한다. 책의 제목이 ‘신도 버린 사람들’인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그러한 달리트에게도 한가지 권리가 있는데 마을의 살아있는 알림판이자 심부름꾼 역할을 하는 동안 구걸을 할 수 있는 권리였다. 달리트는 마을의 심부름꾼 역할을 하는 동안 사람들에게 실수로 몸이 닿지 않도록 주의를 주기 위해 몸에 방울을 달고, 발자국을 지우기 위해 엉덩이에는 빗자루를 차고 다녀야 했다. 구걸을 해서 밥을 얻을 때도 사람들은 상해가는 음식을 주며 집안의 불행도 함께 가져가라고 기원한다.
그러한 사회적 인식의 편견 속에서 그가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살아가는 모습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다만 사회의 변화모습을 따라가기만 하느라 다무의 투쟁과 그 아들인 자다브의 의식의 변화나 생활상이 많이 드러나지 않은 점이 아쉽다.
728x90

'취미생활 > books' 카테고리의 다른 글

28 정유정  (0) 2013.09.11
고래 - 천명관  (1) 2012.12.02
생명의 힘  (0) 2010.05.10
물 베는 칼  (0) 2010.05.10
들개-이외수  (0) 2009.12.03
불안  (0) 2009.10.11
12살에 부자가 된 키라  (2) 2009.10.11
9월의 4분의 1  (0) 2009.09.28
진주 귀걸이 소녀  (0) 2009.09.16
구해줘-기욤뮈소  (0) 2009.09.05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