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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베는 칼
-이갑수-

물을 베었노라,
의기양양히 뭍으로 오르는 칼 아래에서

단칼에 베었노라,
기고만장히 시퍼렇게 세운 칼날 밑에서

물은 칼을 피하기는커녕
들어오는 칼 그대로 담가 주고는
나가는 칼에 물까지 묻혀서 내보낸다

물은 칼 지난 자리
물로 얼른 상처를 닫고
물로 물론 흉터를 지운다

이제 곧 물에 녹슬 일만 남은 몹쓸 칼아

=== 神은 망했다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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